> 정보광장 > 자료실
 
제 목 대한민국 공군의 공중급유 소개 조회수 5225
작성자 기획국장 작성일 2025.08.12

국방일보에서 새롭게 연재하는 "에어포스 언박싱" 시리즈 1탄 "공중급유는 위험한 묘기였다?" 내용입니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KF-16이 독도 상공에서 단독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0분, 이어도 상공에서는 5분에 불과하다. 연료가 떨어지기 전 기지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을 현실로 만든 것이 바로 ‘하늘의 주유소’이자 ‘날아다니는 백조’로 불리는 KC-330 시그너스(Cygnus)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다. 

지난 8월 4일 우리 공군은 같은 기종을 운용하는 영국 공군과 함께 공중급유훈련을 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 공군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공중급유가 100여 년 전,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에어포스 언박싱, 첫 번째 주제는 공중급유다. 

 

2023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공군의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가 알래스카 상공에서 KF-16U 전투기에 급유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곡예에서 군사적 적용까지 

 

다양한 얘기가 존재하나, 공중급유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중급유는 곡예비행 중 묘기로 여겨졌다. 비행 중 스턴트맨이 다른 비행기로 연료통을 들고 넘어가서 연료를 채워 넣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눈여겨본 미국 육군 항공대 조종사들은 1923년 6월 27일, 두 대의 복엽기(DH-4B) 사이에 호스를 연결해 연료를 옮기는 데 성공하며 인류 최초의 공중급유를 기록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같은 해 8월 급유기에서 14번의 연료를 공급받으며 무려 37시간 25분 연속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여러 번 공중급유 시도가 이뤄지면서 장시간 비행기록이 경신됐다. 그저 ‘신기한 쇼’로 여겨졌던 공중급유가 훗날 하늘의 한계를 없애는 위대한 혁신의 시작점이 된 것이다.

 

공중급유에는 2개의 방식이 있다? 

 

공중급유 기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1·2차 세계대전 시기다. 이 과정에서 장거리 비행의 필요성을 느낀 영국의 비행사 앨런 코밤은 회사를 만들어 오늘날 공중급유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투기용 급유 시스템의 필요성을 세계 각국이 절감하면서 개발은 가속화했다. 선두 주자는 단연 미국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직후 미 공군은 B-29 폭격기를 KB-29로 개조해 전용 급유기로 운용했다고 한다. 1949년에는 최초 무착륙 세계 일주 비행에 투입된 미 공군의 B-50 슈퍼포트리스 폭격기 ‘럭키 레이디-Ⅱ’에 네 차례 급유 임무를 완수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6·25전쟁 때에도 공중급유기가 활약했다는 것이다. 장호근 예비역 공군소장이 미 공군대학의 ‘한국전쟁 50주년 기념출판물’과 ‘한국전쟁 항공전사’ 등을 바탕으로 펴낸 『미 공군의 한국전쟁 항공작전』에 따르면 1951년 7월 6일 KB-29가 북한 지역에서 정찰 임무 중인 RF-80 4대를 공중급유했다.

이어 9월 28일에는 일본 요코다에서 한국으로 출격한 RF-80에, 다음 해 6월 7일에는 적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임무 수행 중이던 F-84에 각각 공중급유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런 시도들을 바탕으로 오늘날 공중급유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두 가지 방식이 탄생했다. 바로 ‘플라잉 붐(Flying Boom)’과 ‘프로브 앤 드로그(Probe and Drogue)’ 방식이다. 이외 방식도 존재하나, 이 두 가지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기체 후면에 있는 붐 스틱. 플라잉 붐 방식의 공중급유는 이 붐 스틱을 다른 항공기 상면에 꽂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병문 기자

 

‘하늘의 주유소’ KC-330 시그너스 

 

2025년 8월 4일 이뤄진 한·영 공중급유훈련이 특별한 이유는 양국이 동일 기종인 KC-330과 A-330을 운용하지만 주력 급유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 공군은 ‘플라잉 붐’ 방식에, 영국 공군은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에 더 익숙하다.

KC-330은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에, 이번 훈련은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연합작전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기회가 됐다.

100년 전 호스를 손으로 잡고 연료를 건네던 아슬아슬한 시도에서 시작된 공중급유는 이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됐다. 시속 약 530km가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두 항공기가 지름 10cm 남짓한 급유구를 정확히 맞추는 모습은 ‘하늘의 예술’에 가깝다.

KC-330은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연료로 이륙해 공중에서 연료를 채워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하게 해 주는 ‘전력 증폭기’ 역할을 한다. 또한 최대 300명의 인원과 47톤의 화물을 싣고 전 세계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수송 능력까지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덕분에 해외 파병이나 재난 구호 임무는 물론 다국적 연합훈련 ‘피치 블랙’이나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하는 F-15K, KF-16U 전투기들을 중간 기착 없이 한 번에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다.

이처럼 KC-330 시그너스는 100년에 걸쳐 발전해 온 공중급유의 역사를 품고 우리 영공을 든든히 지키는 핵심 전력이자, 세계 어디든 우리 국익이 필요한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상징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활약하고 있다.

 

* 공중급유 방식

1. 플라잉 붐 

  - 방식 : 급유기에 뻗어 나온 단단한 막대(붐)를 항공기의 상면에 꽂아 급유하는 방식. 붐-리셉터클(Boom & Receptacle)이라고도 불림. 

  - 특징 : 빠르게 대량의 급유를 할 수 있으며 악천후에 강함.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 F-16, F-35A 등이 사용. 

2. 프로브 앤 드로그 

  - 방식 : 급유기에서 긴 호스 끝에 달린 바구니(드로그)를 늘어뜨리면, 전투기가 자체적으로 탐침(프로브)을 꽂아 넣는 방식. 

  - 특징 : 동시에 여러 대를 급유할 수 있지만 급유 속도가 느리고 악천후에 약한 편. 영국 공군이 주로 사용.

 
이전 아이언 돔
다음 KF-21 전투기의 진화
 
전체댓글수총0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