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란 무엇이며 왜 소중한가. 혹자는 과거와 현재, 미래와의 대화라고 설파한다. 혹자는 미래를 바라보는 ‘백미러’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이든 간에 근본이 되는 사상이자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공군의 피땀어린 숨결과 발자취를 오롯이 간직한 공군박물관. 충북 청주 시내에서 15분가량 떨어진 청원군 남일면 쌍수리 공군사관학교 안에 자리잡고 있다. 수많은 최정예 선후배 보라매들의 체취와 땀 냄새가 짙게 배어 있는 산실이자 요람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띠고 있다.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5000여 평 대규모 야외 항공기 전시장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우리 기술로 처음 만든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우리 공군 처음으로 보유했던 L-4·L-5항공기, 6·25전쟁에 참전했던 F-51 무스탕, F-4E 팬텀, F-5A·B 타이거 등 모두 29종 32대가 전시됐다. 실제 우리 공군이 보유했던 각 기종 1대씩을 전시하고 있다. 공군의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 곧장 올라가면 1000여 평 규모의 대리석으로 지은 웅장한 공군박물관이 나타난다. 지난 1973년 서울 대방동 캠퍼스에서 200여 평의 소박한 공군기념관으로 출발했던 박물관은 85년 이곳으로 신축 이전하면서 명실상부한 공군박물관 시대를 연다.
개관 당시만 해도 항공 무기·장비·복제·개인장구·전사자·순직자 유품 등 전시자료가 336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공군 군사재 56점을 비롯, 부대 군사재 113점 등 모두 6036점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공군역사관 1층에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공군 태동기관, 창설기관, 6·25전쟁관, 현대관, 대간첩·해외참전관, 생도내무반, 역대 참모총장관 등 공군발전 자료를 전시했다. 240석 규모의 영화관은 무대·영사시설·각종 항공 관련 영상자료를 구비해 공군과 공사 소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우선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일선 비행단 단기와 부대 마크가 반긴다. 한국 첫 독립군 비행가 6인, 훈련비행기 JENNY(JD-4D), ‘우리 비행기는 우리 손으로’ 슬로건 아래 국민 성금으로 산 T-6 건국기, 한국 전쟁 출격 조종사의 동판·일기장·편지·전사 통지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공사관 2층에는 공군사관학교 역사를 중심으로 졸업생 명판, 사관생도 복장 변천사, 생활 발전상, 역대 임관식, 3사 체전, 세계 항공기 발달사, 조선시대 비차 등을 다채롭게 특별 전시했다. 무엇보다 16세기 조선시대 우리나라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다고 전해지는 비차의 축소 모형이 복원 전시됐다. 왜적의 침입에 맞서 비행도구를 개발, 이를 전쟁에 활용한 우리 조상들의 원대한 항공 사상이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으로 다가온다.
정기성(43) 자료관리 담당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는 항공이나 공군 관련에 대해 궁금한 국민들은 누구나 쉽게 찾아와 관람할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만 빼고 연중 무휴로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하고 있다”며 “한 해 5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아 우주항공시대에 대한 원대한 꿈과 우리 공군의 정신적 뿌리·역사·항공사상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군사항공전문박물관으로서 독보적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공군박물관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도약을 위한 마스터플랜도 수립했다.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라는 공사 교훈처럼 공군박물관은 ‘하늘로 우주로’ 우리 공군의 역사와 꿈, 비전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김영주 공군박물관장-“미래 향한 항공우주박물관 열어야”
“공군박물관이 소장 전시하고 있는 6000여 점 가운데 단 한 점도 돈 주고 산 자료가 없다. 선후배들이 정말로 생명 같이 귀히 여기는 자료와 유품들이다. 바로 그러한 희생과 헌신이 바로 공군의 역사가 되고 뿌리가 되고 항공정신이 되고 있다.”김영주(원내사진·58·역사학교수·예비역 중령) 공군박물관장은 16일 공군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군사항공전문박물관으로서 공군의 정신적 요람이자 뿌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 소속 박물관임에도 김관장은 충북박물관협의회 초대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공군박물관의 전문성과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박물관과 친선교류행사를 갖기도 했다.
공사 20기로 지난 91년부터 공군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그는 공사 후배들에게 한국근세사를 가르치는 역사학 교수이기도 하다.공군박물관장은 역사학 교수만이 할 수 있다. 그만큼 공군은 역사와 정신, 뿌리를 중시한다. 그래서 그가 요즈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바로 우리 공군의 항공정신과 혼, 태동기를 올곧게 세우는 일. 오는 29일 한국 첫 여성비행사 고 권기옥 사진 헌정식을 갖는 연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6000여 점 모두가 그에게는 피 같은 소중한 자료들이다.
“공군박물관에 있는 공군 창설 당시 보유했던 연락기 L-4는 세계적으로 거의 남아 있지 않는 소중한 역사적 자료다. 몇년 전 미국에서 비싼 최신 전투기와 바꾸자고 할 정도로 귀중한 역사적 자료다. 선배들이 전쟁 중에 썼던 피 같은 헬멧·머플러·복장들도 기증받았다. 역사적 사료나 군사자료를 발굴 보존하고 교육 홍보하는 것도 공군의 전통과 역사 측면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민족의 항공사상 정신과 본류, 뿌리를 찾는 것이다.”김관장은 이와 함께 지금의 공군박물관이 더욱더 국민 속에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 되기 위한 제2의 도약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구상 중이다.
우선 모든 자료를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최신식 영상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야외 항공기 전시장에 있는 모든 항공기도 영구 보존하기 위해 지붕을 만들고 공중에 입체적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이제는 군사항공전문박물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국민과 함께 우주항공시대에 대한 원대한 꿈을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을 만들 작정입니다. 공군 차원에서도 예산과 이전지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민관군이 합심해서 운영하는 항공우주테마파크를 만들어 우리 공군이 명실상부하게 국민들의 꿈과 희망, 미래를 제시해 줄 수 있는 항공 우주 메카로 키워야 합니다.”
/글=김종원(국방일보 2006.8.17 보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