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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호국보훈의 진정한 의미 조회수 7208
작성자 4 작성일 2006.06.05
유영옥 (한국보훈학회 회장.경기대 교수) 6월은 민족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참뜻을 기리기 위해 설정한 호국보훈의 달이다. 특히 이 달은 가신 임들의 고귀하고도 값진 넋을 기리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호주·프랑스 등 선진 제국의 보훈제도는 참전한 제대군인과 관련 사상자와 그 유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의 보훈 관장 부서는 아예 ‘제대군인부’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보훈 기본이념의 핵심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봉사한 제대군인의 존엄성을 영원한 상징이 되게 하고 가장 명예로운 대상으로 국민이 존경하고 예우하도록 하는 데 있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직후 제대군인과 참전 희생자 유족 지원을 시작으로 하여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그리고 최근의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참전 사상자와 제대군인의 명예와 긍지를 지켜주기 위해 충분한 보상금과 최상의 의료서비스 등 범국가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현역 군인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킴으로써 국민적 연대의식 제고에 큰 몫을 한다. 한때 전쟁을 치른 베트남과 북한에서조차도 막대한 비용을 물어가며 전시에 산화한 유골을 찾아 유가족 품에 안기며 장엄한 행사를 벌이지 않는가!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위기 때마다 국민통합이 잘 이루어지는 근본 원인은 바로 온 국민의 감동을 자아내는 보훈정책에 있다 하겠다. 프랑스의 경우도 참전용사와 전쟁 희생자들의 정신적, 물질적 권리 보호에 보훈제도의 주된 목표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프랑스 보훈정책의 핵심은 승리한 전쟁이든 패배한 전쟁이든, 자국이 개입한 모든 전쟁의 참전자들의 공로를 추념하는 이른바 ‘기억의 정치’에 있다. 일반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개선문 하단에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고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선양하고 있다. 호주 역시 군복무 중 전공사상자와 그 유족, 그리고 참전 제대군인에 보훈의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국민의 애국심 함양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상징으로 삼고 있다. 아예 수도 캔버라를 전쟁기념관과 의사당이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하는 등 보훈 상징 시설물로 계획한 도시처럼 꾸며놓은 것은 좋은 예에 해당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를 독립유공자 등 7개로 구분하고, 보훈관련법도 무려 39개나 되는데도, 여러 가지 정치적·사회적 사건과 관련해 피해를 당했거나 혹은 공을 세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각각 보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보훈체계를 어지럽힐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매우 경계해야 한다. 프랑스 보훈정책의 대상은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우거나 희생당한 사람들에 한한다. 그 피해나 공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정치체제의 변동에 의해 일어난 사건을 가지고 그 당사자들을 ―그들에게 일시적인 공로 또는 피해 보상이 따르긴 했겠지만― 국가보훈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결코 없다. 이는 우리의 보훈제도에도 엄격히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 아닐까 싶다. 국가유공자는 참전한 제대군인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유공자는 민주유공자, 순직유공자 등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호국보훈의 참뜻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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