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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회원기고] 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 대령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조회수 3211
작성자 기획국장 작성일 2025.05.23

 

윤은기 공군정책발전자문위원장

 

6.25 전쟁 중 대한민국 공군을 위해 헌신하고 전쟁고아 1,000여명을 제주도로 후송하여 보살핀 딘 헤스 대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이 5월 22일 제주도 항공우주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딘 헤스(Dean E. Hess) 대령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직후 지상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급히 창설된 ‘바우트 원(BOUT-1)’ 부대장으로 취임하였고 당시 계급은 소령이었다. 헤스 대령과 함께 근무했던 김두만 장군은 이런 말씀으로 당시를 회고하신다.

“나는 일본군에서 조종술을 배웠지만 항공작전은 그때 헤스 소령에게 처음 배웠어요. 일본은 우리를 소모품으로 쓰려고 했으니까 그냥 조종술만 가르쳐준 거지만 미국은 함께 공산주의 침략자와 싸워야 했으니까요. 나를 포함하여 한국공군 조종사는 모두 헤스 소령에게 공중전술을 제대로 배웠어요.”

헤스 대령은 한국공군 조종사들에게 공중전, 폭격, 지상군 지원작전, 병력과 물자수송 등을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우리 조종사들과 적진 상공으로 함께 출격하였다. 전쟁 발발 후 1년 동안 무려 250회를 출격하였다. 상상하기 어려운 소티(sortie)다.

“그때는 한번 나갔다 오면 정비하자마자 다시 출격했어요. 거의 매일 떴는데 어떤 날은 함께 나간 전우를 잃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쟁 상황이 급하니 슬퍼할 겨를도 없었어요.”

김두만 장군도 전쟁 중 한국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 대기록을 세웠다. 전시에 적진으로 100회 출격했다는 것은 조국을 위해 100번 이상 목숨을 바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헤스 대령과 함께 출격했던 한국공군 조종사 중 생존해 계신 분은 이제 김두만 장군 한 분뿐이다.

김두만 장군은 2023년 국가보훈부로부터 맥아더 장군, 백선엽 장군과 함께 ‘6.25영웅 10인’으로 선정되셨다. 올해 97세이신데 군수송기를 탑승하고 행사장에 참석하여 꼿꼿한 자세로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에서 애국심과 군인정신을 다시 느낀다.


딘 헤스(Dean E. Hess) 대령 [사진출처=한국협업발전포럼]

헤스 대령은 미 공군에 입대하기 전 젊은 목사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미공군에 입대하여 유럽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에이스다. 이런 소중한 인물이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기적 같은 운명이고 하늘의 은총이다. 그가 조종하는 F-51D 18호기 기체에는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이란 글이 쓰여 있었다. 헤스 대령의 사생관이 ‘By Faith, I Fly’라는 말을 듣고 당시 정비 책임자였던 최원문 일등상사가 이렇게 써놓았다고 한다. ‘내 목숨은 모두 하늘에 맡기고 임무를 완수한다’는 헤스 대령의 이 신념이 한국공군의 정신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헤스 대령은 1.4 후퇴 직전 당시 군목이었던 러셀 블레이즈델(Russell Blaisdell) 중령과 함께 미 제5공군사령부에 요청하여 군 수송기를 동원한 고아 수송작전을 이끌었다. 1950년 12월 20일 유모차공수작전(Operation Kiddy Car Airlift) 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된 고아 수송작전은 처음에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면적 후퇴작전으로 병력과 군장비를 이동하기도 바쁜데 대규모 고아 수송작전을 간청하는 블레이즈델 군목과 헤스 대령을 이해하지 못하고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으로 부모와 가족을 잃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최우선적으로 보살펴야 한다는 끈질긴 설득으로 마침내 고아 1,000여명을 C-54 수송기 15대를 동원하여 안전하게 제주도로 후송하였다. 그 후 제주도에 대규모 보육시설을 만들어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켰다. 헤스 대령을 ‘전쟁고아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헤스 대령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아들을 위해 미국에서 모금운동을 하고 물품을 모아 지원하였다. 전후 대한민국 정부는 무공훈장과 소파상을 수여하였고 공군은 매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헤스 대령이 공수하고 보살폈던 고아 여섯 분이 참석하여 고인의 은공을 회고하였다.
이날 행사에서 공군에어쇼 비행팀 블랙이글이 추모비행을 하여 참석한 한미 장병과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세계 에어쇼 챔피언 블랙이글은 우리 공군의 자긍심이자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징하는 자랑거리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F-50으로 편성된 최정예 비행팀이다. 전투기 한 대가 없이 창설한 한국공군이 이렇게 발전한 것이다.
고 헤스 대령 세 아들의 헌화를 시작으로 차례로 헌화가 이어졌다. 나는 6.25 전쟁 중 태어난 사람이다. 죽지 않고 살아남아 공군장교로 복무했고 지금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 이 혜택과 축복은 헤스 대령과 같은 분들의 헌신, 희생, 사랑 덕분임을 다시 느꼈다. 헌화하면서 헤스 대령의 무한헌신과 사랑을 영원히 잊지 않고 대를 이어 보답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딘 헤스 대령이 대한민국 공군에 보여준 신뢰와 사랑이 없었다면 KF-21운용을 앞둘만큼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 공군의 현재 모습은 없었을 것”이라며 “헤스 대령은 참다운 군인이었고 전쟁터에서도 인류애를 실천한 진정한 영웅이었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조국영공 수호의 사명을 완수하고 국민을 위해 희생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국민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다.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고 국가번영을 위해 헌신하였다. 미국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큰 희생을 감수하였고 막대한 지원을 하였다.
전쟁을 좋아하는 군인은 없다. 전쟁의 참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군인이다. 헤스 대령은 누구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였다.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하는 전쟁터에서 아이들이 희망이라는 걸 깨닫고 1,000명 이상의 고아를 군용기로 후송하여 정성껏 보살폈다.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인류애의 실천이다.
뜻깊은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군용기 창밖을 내려다보니 5월의 금수강산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켜 자자손손 영원히 물려줄 빛나는 조국 자유대한민국이다. 어디선가 어린이들의 합창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출처 : 한국강사신문(https://www.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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