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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FA-50 전투기 탑승체험기 조회수 4922
작성자 관리자2 작성일 2019.07.16

윤은기 (예 중위, 학사 70기, 본회 정책자문위원, 공군본부 정책발전자문위원장)

 

올해는 공군창설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연초에 공군정책발전자문회의를 하면서 지난 70년 동안 공군전력의 핵심인 조종사들이 얼마나 힘든 임무를 헌신적으로 감당해왔는지 정보를 공유하고 조종사 격려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회의가 끝날 때쯤 조종사들의 극한 임무수행을 체감하고 근무환경 이해와 조종사 격려를 하기 위해 전투기탑승 체험을 권유 받았다. 공군출신인 나로서는 당연히 가슴 뛰는 일이었으나 나이가 나이니만큼 한편 걱정도 되었다. 일단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정밀 신체검사를 하고 공군항공우주훈련센터에서 소정의 테스트와 훈련을 받았다.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중력가속기로 속력을 높혀 중력부하를 버티는 테스트다. G4이상이 되니 숨쉬기가 어렵고 가슴이 오그라든다. G6에 도달하니 저절로 신음소리를 내뱉게 된다. 이를 악물고 버텨 G6.3까지 도달한 후 핸들을 놓았다. 산소결핍상황 대응훈련 비상탈출 훈련 등을 모두 마치고 수료증을 받았다. 탑승기종은 공군본부와 협의하여 국산 초음속전투기 FA-50으로 결정하였다.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공군의 자긍심인 에어쇼 팀 블랙이글과 같은 기종이다. 마침내 2019년 5월3일 제8전투비행단에서 전투기 탑승을 하게 되었다. 이 비행단은 국산 초음속전투기를 주력기종으로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최전방부대다. 주간에는 8분 대기조 야간에는 15분 대기조가 365일 24시간 영공을 지키고 있다. 비행체험은 일선 조종사들의 임무수행 절차와 똑같이 진행되었다. 임무브리핑 조종장구 착용 최종계기판점검 최종정비확인 등을 거친 후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들어섰다.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한 순간부터 숨이 거칠어지고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전투기가 이륙하자마자 G슈트가 부풀어 오르면서 온몸을 조이고 숨쉬기조차 어렵다. 눈 깜짝 할 사이다. 내가 탑승한 전투기의 전방석은 소령이 다른 두대의 전투기에는 대위와 중위가 조종간을 잡고 있다. 순식간에 고도 2만 5천피트 까지 상승한다. 헬멧 속 통신장비에서는 관제팀 지휘소 그리고 팀원끼리 임무지시와 정보공유로 온갖 항공용어들이 숨가쁘게 오고 간다. 수평비행을 할 때에서야 비로소 좌우에 솟아있는 뭉개구름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 밑을 내려보니 아름다운 산맥 푸른 동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나의 조국 자유대한민국이다. 평온상태도 잠시 전투기는 임무지시에 따라 급회전 강하한다. 이때 느낌은 수천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 같은 공포심이다. 머리가 어지럽더니 구토증이 솟구치며 헛구역질이 나온다. 비행장구 착용 후 맨 마지막에 비닐봉지 두개를 주면서 급할 때 쓰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점심을 반만 먹고 탑승하길 잘한 것 같다. 신음소리를 내며 억지로 참아내었다. 전투기는 임무지시에 따라 급상승 수평비행 급회전 등을 하며 무려 50분 이상 체공하였다. 이 벅찬 임무를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전투조종사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저절로 경외심이 생겼다. 마침내 임무완수 착륙하겠다는 소리가 들렸다. 전투기는 착륙할 때도 급강하 하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감이 풀리지 않는다. 택시웨이를 따라 주기장으로 들어서니 축하박수를 보내는 장병들이 보인다. 좁은 조종석에 단단하게 묶여있던 몸이 비로소 일상의 자유를 느낀다.

다시 임무수행 보고 디브리핑 조종장구 반납 등 절차를 마치고 조종사휴게실에서 젊은 조종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여러분이 바로 애국자이고 영웅입니다' 저절로 이 말이 나온다. 전투기 탑승을 해보니 절실히 깨닫는 게 있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이며 동시에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가' 땅에 발을 딛고 편안하게 숨쉬며 적당한 속도감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하늘을 날고 초음속으로 달리며 산소를 공급받아 숨쉬는 일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를 체감한 것이다. 이 벅찬 일을 젊은 조종사들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감내하고 있다. 1975년 공군장교로 임관하여 공군과 인연을 맺은 나는 전역 후에도 비행단 초청강연 공군대학 초빙교수 정책발전자문위원 조종사격려 공군전우회 행사 등으로 늘 공군과 함께 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투기 탑승체험은 이 모든 경험을 합친 것보다 더큰 감동과 깨달음이었다. 몸과 마음을 하늘에 바친다는 각오로 대한민국을 지켜온 선배 조종사들과 현역 조종사들 그리고 미래의 조종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이 있기에 우리에게 자유와 평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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