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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궁합의 재해석 조회수 6610
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2014.03.17
 
기사사진과 설명
최영훈 
전 공군본부 정훈공보실장

최영훈
전 공군본부 정훈공보실장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요즘 세상에 웬 케케묵은 궁합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긴 지금도 혼사를 앞두고 궁합을 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궁합이 좋게 나오면 마치 행복증명서를 받은 양 희희낙락하고, 나쁘면 이별을 불사하는 커플도 있다. 젊은 남녀가 결혼 후 잘 살 수 있는지 나름 과학적으로 예측해내는 것이 궁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유래를 살펴보면 코미디와 다름없다.

 기원전 202년 중국 한나라 초기, 강성해진 북방의 흉노족이 어린 황제에게 신붓감을 보내겠다고 협박하자 강제청혼을 거절하기 위한 고육책에서 비롯된 것이란다. 무례한 청혼을 거절하기 위해 황급히 만든 2000여 년 전의 외래점술이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굳이 궁합의 효용성을 따지자면 예나 지금이나 혼인은 예비 신랑·신부에게 일생일대의 모험이고, 특히 얼굴도 모른 채 첫날밤을 맞는 혼사가 비일비재했던 옛날에는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심리적으로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아무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던가? 궁합을 폐기해야 할 고전이라고 무조건 배척하지는 말고 수십 세기를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을 잘 살펴 그 의미와 가치를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과거의 궁합이 규정된 틀에 억지로 꿰 맞추는 것이었다면 현대적 의미의 궁합은 상호 보완 내지 상생 관점에서 발전시키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다시 말해 결혼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우자를 물건 흥정하듯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배려로 배우자의 장점은 돋보이도록 보살펴 주고, 단점은 덮어 주는 차원으로 그 의미를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양오행에 기초한 상생·화합·조화의 궁합이론은 한 조직의 운영에도 선순환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직의 리더라면 누구나 자기 부하들이 다방면으로 우수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은 제한된 인원과 부족한 능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을 포함한 각 구성원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해 개인 및 부서별 업무분장을 최적화하고 고도의 팀워크를 발휘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은 현대의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능력이다.

 필자의 현역시절 경험을 소개하면, 공군본부 담당과장이었던 필자는 기획 및 분석 능력이 좋은데 반해 현장통제와 대면협상 능력은 부족한 편이었다. 공교롭게도 선임장교는 필자와는 장단점이 서로 바뀌어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정확한 역할분담을 할 수 있었고 어려운 대외업무였지만 깔끔하게 완수해 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업무궁합이 기막히게 맞은 모범사례였다. 우리 장병들도 서로 마음을 열고 배려하는 가운데 ‘상하동욕(上下同慾) 궁합’ ‘임무완수 궁합’을 만들어 보람찬 군 생활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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