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공군교육사령부 정보통신학교를 떠나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이루어 놓은 것보다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한다.
정보통신학교장에 취임하면서 모토로 삼았던 것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쓰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세요. 아이들을 알려고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알려고 애쓰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도 한때 어린 아이였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려면 무엇보다 먼저 아이를 이해해야 합니다”라는 야누슈 코르착의 저서 ‘아이들’의 한 구절이었다.
이 구절에서 나는 교육의 중심은 교사가 아닌 피교육자임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 그것이 군에 첫발을 내디딘 아이와 같은 신병을 군생활 끝까지 아니, 그들의 평생까지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교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지식은 많은데 학생들에게 전달을 잘 못하는 교사와 그보다는 약간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혹은 지식은 같거나 더 높더라도, 전달을 잘하는 교사 말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교사는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눈과 귀와 입이 돼 줘야 한다.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알고 싶어 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 주고 길을 밝혀 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교육하는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코르착의 ‘먼저 아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어디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만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부모와 자녀의 관계, 선배와 후배의 관계 등 우리 주변의 모든 일이 코르착의 역지사지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끔찍했던 GP 총기 난사 사건을 되새겨 보면서 우리 군에 그런 따뜻한 가슴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한솥밥을 먹고 하루 24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어찌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단 말인가. 말로는 서로 전우라고 부르면서 가슴 없이 공허한 전우애를 외친 것이다. 우리도 한때 군생활의 첫발을 디딘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하지만 추억이 되지 못하고 현실로 다가온 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 주었단 말인가.
우리는 신병이 또는 후임들이 무엇을 힘들어하고 무엇이 그들을 어렵게 하는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의 짐을 나눠 지는 일이다. 이제는 코르착의 말을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애쓰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세요. 신병(후임)을 알려고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알려고 애쓰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도 한때 신병(후임)이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신병(후임)을 기르고 가르치려면 무엇보다 신병(후임)을 이해해야 합니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사람은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면 도움받을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지고, 남을 도우려 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도 더 많아지는 것처럼 이제는 관계를 키우는 상생의 삶이 군에 필요한 때다. 사랑과 상호 보답은 꺼내 쓰면 점점 줄어드는 은행 계좌 같은 것이 아니다. 이 풍요의 법칙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네트워킹 원칙에 의해 돌아가는 이 접속의 시대에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삶이다.
<대령 김문석 공군83정보통신정비창장 mil-m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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