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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설악에서의 깨달음 조회수 10256
작성자 4 작성일 2010.08.24
              금기연 (예·공군준장 공사21기)
 볼수록 좋다. 보고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어진다. 가슴이 뛴다. 설악에서도 전망이 최고인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의 일출을 찍은 다음의 일이다. 그때 찍은 사진을 노트북에 띄워놓고 그 순간의 감동을 되새긴다. 동해에서 막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해맑게 빛나는 거대한 암봉군과 짙푸른 숲, 거기에 신비감을 더해 주는 구름까지 어우러진 멋진 광경이다.
 설악이 그리 가깝거나 만만한 곳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공룡능선은 오르내림이 마치 공룡의 등처럼 심하다고 해 이름까지 공룡이라 하지 않는가. 어느 쪽으로 가건 다섯 시간이 소요되고, 능선을 들고나는 구간까지 합하면 최소 8시간 이상이 걸리니 쉽사리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설악산의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승용차로 설악까지 오가는 일은 보통이 아니다. 특히 고된 산행을 마친 뒤의 운전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이번엔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까지 두 시간여, 설악산 입구의 소공원까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넉넉잡아 서울에서 세 시간이면 설악산 입구에 도착한다는 사실이 거짓말 같다. 경춘고속도로가 새로 개통되고 국도가 좋아진 덕분이다.
 첫날은 다섯 시간을 걸어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한 다음 신선대로 가서 일몰을, 다음날은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벼르고 벼르던 일출을 찍었다. 날씨도 그만이다. 들뜬 기분에 이제껏 가 보지 못한 소청-봉정암-오세암 길을 걸어본다는 것이 그만 열 시간이나 걸렸다. 공룡능선을 가려면 힘을 아껴 놓아야 하는데….
 눈을 뜨니 다리가 심상치 않다. 이틀 연거푸 너무 많이 걸은 탓이다. 공룡능선을 갈 수 있을까? 걱정에 앞서 상황을 가늠해 본다. 가까운 천불동으로 가더라도 최소한 네 시간. 어차피 최선의 몸 상태가 아니라면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공룡능선을 택하되 아주 천천히 걷기로 한다.
 많은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걸었다. 사흘 동안 28시간을 걸었건만 후유증도 거의 없는, 아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속도전을 할 때는 잘 몰랐던, 설악의 봉우리와 능선들이 명확하게 각인되어 머릿속에 자리를 잡는다.
 공룡능선이 이처럼 가까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곳인데도 멀게만 느껴졌고, 그래서 고작 일 년에 한두 번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여기고 지냈다. 방법을 달리 하니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는데 자칫 최적의 상태가 아니라고 포기할 뻔했다.
어찌 공룡능선뿐이겠는가. 우리 모두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그를 이루는 길 또한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실수로 최적의 상황에서 벗어났더라도 그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편견이나 무지로 인해 불가능한 것처럼 느끼고, 그래서 포기하고 있지 않는지 살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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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김정렬 장군의 업적은 바르게 평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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