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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하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여(김귀근) 조회수 8488
작성자 4 작성일 2010.03.09

                     김귀근( 연합뉴스 기자)

하늘을 사랑하고 하늘에 살았던 공군과 육군 조종사 5명이 불의의 사고로 잇달아 목숨을 잃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 남편인 이들 조종사의 순직에 모든 국민이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고, 가슴으로 이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그러나 남은 조종사들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아프고 쓰라렸을 것이다. 24시간 출격태세를 갖추고 매일 계속되는 고된 고난도 비행훈련에도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는 조종사들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켜야 하는 하늘이 있고, 그런 하늘을 온몸으로 품는 ‘창공의 제왕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종사들에게는 하늘을 지켜야 한다는 소임과 함께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항공기 ‘소음’까지 줄여야 한다는 겹겹의 심리적 압박감이 존재한다. 지난 2일자 국방일보 1면에 소개된 ‘F-15K, 30도 각도 세우니 소음 뚝’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최근 전국의 전투비행단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고심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대구기지에서는 그간 15도 각도로 이륙하던 F-15K의 비행각도를 지난 1월부터 30도로 조정한 결과, 소음을 10dB(데시벨) 이상 줄였다고 한다. 이는 비행기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소음을 줄여주기 위해 조종사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한다. F-15K 조종사가 이륙할 때 출력을 높여 기체를 더욱 수직으로 세워 이륙해 소음을 줄인 것이다. 이륙한 순간 기체를 세우면 조종사는 더 높은 중력가속도(G)에 노출된다. G가 높아질수록 온몸을 흐르는 혈액은 하체로 집중돼 고통은 배가된다.
대구기지에서는 이달 말까지 이 방식을 시범 적용한 뒤 비행단의 국지절차(조종사가 비행기지 입·출항 시 지켜야 하는 절차)에 정식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임무에 나서는 조종사들이 이륙할 때부터 고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전국의 전투비행단들은 소음 민원뿐만 아니라 고도제한 완화 등 다양한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심 외곽에 있는 비행기지 주변까지 난개발이 되면서 주택과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는 직선제 지방자치단체장이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기지 주변이 도시화되면서 각종 민원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행기지가 도시화에 점점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한 번쯤 되새겨보고 지혜를 짜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공방위의 임무를 수행하는 군의 작전태세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라가 평온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재산권 행사가 제대로 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비행단이 영공방위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소음 방지시설 등을 갖추는 데 국가적 차원의 예산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군의 현실이며, 한국형 전투기 개발과 스텔스급 전투기 도입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공군의 임무 외적인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숙련된 소령급 조종사들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예편한 조종사들을 군무원으로 채용해 일선 비행단의 비행교관을 맡겨 현역 조종사들의 임무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이번 전투기 사고를 계기로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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