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휴전일’로 지정하고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성조기를 조기(弔旗) 게양토록 지시했다. 의회도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 법안’을 가결했다.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시하겠다는 차원이라고 한다. 이역만리 한국땅에서 한국을 위해 싸우다 숨져간 용사들의 숭고한 넋에 새삼 옷깃을 여미며, 우리는 그동안 이들의 희생정신을 제대로 기려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미국은 국가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몰장병들에 대한 배려가 워낙 깊은 나라다. 희생자의 유골을 찾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에는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의 지켜 달라는 부름에 응했던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있다.
6·25 참전용사에 대한 미국 사회의 극진한 예우는 6·25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응을 되돌아보게 한다. 행정안전부 등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6.6%가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응답했다. 중·고교생의 절반 이상이 북한의 남침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육군사관학교 신입생도의 34%가 주적(主敵)이 미국이라고 답한 적도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현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참담할 지경이다. 이처럼 오도된 역사 인식부터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전쟁의 기억에만 영원히 머무를 순 없을 것이다. 또 북한이 진정한 의미에서 공존하겠다고 나오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6·25에 관한 진실만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를 잊으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게 역사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구(舊)소련의 문서 공개로 6·25가 북한의 남침이라는 게 명백히 밝혀진 지 오래됐다. 그럼에도 왜곡된 주장이 여전한 가운데 이 땅에서 6·25가 잊혀진 전쟁이 되어 가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다. 내년은 6·25 발발 60주년이다. 전쟁을 재조명하는 여러 행사가 준비되고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6·25의 정확한 진상부터 제대로 가르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7월28 사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