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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 Falcon ‘송골매’가 날개를 펴고 폭음과 함께 발진하는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힘의 전율을 경험한다. 이 부대를 지휘하는 단장으로서 나는 그 벅찬 감격과 희열 속에서 나의 존재를 실감하며, 그때마다 F-16 탄생의 산파였던 보이드(John Boyd)가 F-16 개발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설득한 의지와 열정을 느낀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보이드는 미 공군 F-86의 에이스 조종사였다. 그는 공중전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항상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전투를 리드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는 탁월한 전술가였다. 그는 조종사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높이 평가돼 펜타곤의 전투기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최고의 전투기를 설계하려는 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는 의식적으로 공중전의 전술기법을 응용해 다음과 같은 설득과 소통의 전략을 구사했다.
첫째, ‘허허실실 전법’으로 전략적 우위를 차지했다. 그의 전략은 평소에는 약하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유리한 위치에서 결정적 순간에 상대의 전략적 중심을 찾아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자신의 팀이 설계 중인 전투기가 세계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나고 예산이 저렴하다는 전략적 이점을 국방성 관리들에게 인식시키고, 그것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무기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을 만족시켰다.
둘째, ‘지피지기 전법’으로 유리한 상황에 선착했다. 그는 겉으로는 남루한 차림과 어수룩한 모습으로 냄새나는 여송연을 물고 다니며 비행기나 잘 타는 다혈질의 감정적인 조종사처럼 행세했다. 그러나 그는 통계와 연구개발·공학이론을 섭렵해 자신과 상대방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지피지기에 철두철미했다.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그는 상대방의 계획에서 거품을 걷어냈으며, 논리의 오류를 지적했고, 과대 선전과 속임수를 낱낱이 들추어 냈다.
셋째, 고슴도치처럼 완벽한 방어논리를 구축했다. 그는 경쟁자들을 패배시킴은 물론, 펜타곤 관리들도 건드리기만 하면 거칠게 물고 늘어지는 그를 고슴도치와 같은 기피 인물로 여기게 했으며, 관리들도 그들의 경력에 오점이 될 그와의 싸움을 피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보이드 팀은 1974년 미 공군의 주력기인 F-16의 설계를 완료하고 승인을 받아 생산하게 됐다. F-16은 3세대 전투기 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됐고, 미국과 세계 10여 개 국가의 주력기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나라가 구매를 희망하는 베스트셀러 전투기다.
보이드의 설득과 소통의 전략은 참으로 전투적이다. F-16 전투기 부대의 단장으로서 나는 공중전의 전술을 응용해 설득과 소통의 전략을 구사한 보이드의 지혜로부터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 허허실실의 전법으로 전략적 우세을 확보하고, 지피지기 전법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며, 공격의 틈을 보이지 않는 고슴도치 전법은 전투에서는 물론,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협상에서도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소통의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든 협상이든 싸워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리더의 의지와 열정은 F-16의 위용과 폭음처럼 한없이 빛날 것이다.
<진호영 준장 공군19전투비행단 단장>
[ 2008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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