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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생각해봅시다-김연아의 트리플 러츠 조회수 8920
작성자 4 작성일 2008.04.29
지난달 20일 새벽. 스웨덴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벌어진 2008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 선수가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공중 3회전 점프)를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물론 그녀는 다시 일어나 남은 연기를 훌륭히 소화했지만 5위에 머물렀다. 몇 개월 전부터 앓고 있던 고관절 통증이 결정적인 순간 그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그녀는 진통제를 맞으면서 연기에 임해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비록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으로 종합 3위에 머물렀지만 세계 최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낸 김연아 선수의 ‘투혼’에 국내는 물론 세계의 언론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월 발생한 육군 헬기(UH-1H) 추락 사고와 최근의 공군 정찰기(RF-4C) 추락 사고의 조종사들은 평소에 피눈물 나는 훈련을 통해 고난도의 묘기를 펼쳐야 하는 김연아 선수를 연상케 한다. 밤늦은 시각 뇌출혈로 쓰러진 병사를 긴급 수송하는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하던 육군 헬기가 기상악화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고 추락한 사고로 아까운 7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또 적기의 공격에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하기 위한 공중 전투기동 훈련 중 항공기의 최대성능을 초과함으로써 정찰기가 추락하고 말았다.특히 공군 정찰기 추락 사고는 실전에서와 같이 적기를 격추하겠다는 일념으로 급기동 선회 공격에 몰두하던 중 일어난 사고였다. 추락 직전까지 항공기를 살리려 노력하다 실패하자 저고도에서 비상탈출, 조종사의 목숨은 건졌지만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고난도의 전술기동훈련 중에 발생한 사고였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실전과 같은 기동훈련에서 전투 조종사들은 스스로 표적이 돼 적을 유인하는 방어기동을 하기도 하고, 적의 방어기동을 무력화하기 위해 급격한 공격기동도 해야만 한다. 또 적기를 격추하기 위해 선회 반경을 좁히다 보면 몸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신체적 압력을 받기도 한다. 무쇠로 만든 전투기도 견디지 못하는 중력의 한계를 전투 조종사가 견뎌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전쟁에 대비하는 모든 군인은 그러하겠지만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위험에 노출시키고 강인하게 단련하는 아픔을 견뎌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강한 전사로 거듭날 수 있음을 조종사들은 잘 알고 있다.최근 군 항공기의 추락사고는 국민들에게 적잖은 걱정을 끼쳤다. 사고조사 결과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임무완수와 오늘밤 당장 전투가 개시되더라도 이길 수 있는 군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전투 전문가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건 장병들의 전사적 기풍은 마치 김연아 선수가 엉덩방아를 찧고도 ‘투혼’을 불살라 금메달 못지않은 동메달을 따낸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싶다.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러츠는 계속돼야 한다. <김규진 대령·공군본부 정훈공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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