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도<符都>’의 상징으로 숭례문 복원하자
무자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되는 것을 TV뉴스로 지켜본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악과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 이는 우리의 무관심과 안일함이 빚어낸 총체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와 같은 사건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숭례문과 같이 결코 소실(燒失)돼서는 안 되는, ‘참사람’이 되는 우리 민족의 창세 신화인 ‘부도(符都)의 교훈’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4세기께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朴堤上)이 저술한 부도지(符都誌)에 부도에 대해 언급돼 있다. ‘부도지’에는 “그 당시의 사람들은 ‘마고성(麻姑城)’이라는 곳에서 ‘이상적인 공동체(符都)’를 이루고 무한 수명을 누리며 살았으나, 그들 중에 지소씨(支巢氏)라는 사람이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포도 열매를 따 먹은 이후부터 사람들은 마음이 어두워져 마침내 천성(天性)을 잃어갔다.
이것을 ‘오미(五味)의 변(變)’이라 부른다. 이후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다퉈 세상이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이에 모든 사람들 가운데 최고 어른인 황궁씨(黃穹氏)가 오미(五味)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천성으로 되돌아갈 것(複本)’을 서약한 후 3대에 걸쳐 노력한 끝에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밝히자 점차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였다”라고 쓰여 있다.
‘부도지’는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목표를 복본이라 말한다. 복본은 뿌리를 되찾는다는 뜻이다. 이는 천성을 회복하는 것, 즉 ‘참사람’이 되는 것이다. 참사람이란 박현의 ‘나를 다시하는 동양학’에서 “모든 것을 이겨냈고 모든 것을 알아낸, 모든 것에서 벗어나 갖은 욕망과 집착을 끊고 스스로 큰 지혜에 이른, 무한한 것을 바탕으로 삼아 유한한 모든 것들을 벗어난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또 ‘다시 하는 이야기’에서 부도는 “‘사람이 자신의 땅을 가꿔 하늘의 땅으로 만들어 가는 실체’로 우리 겨레가 다른 겨레와 함께 세웠던 첫 나라의 이름이 ‘부도’다”라고 말한다. 부도란 “하늘의 부름을 받은 도시 또는 하늘에 부합하는 도시”라는 뜻으로 ‘참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지금 잿더미로 변한 숭례문은 ‘오미의 변’과 같이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참사람의 도리(禮)를 잊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고 사는 우리들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논어’의 ‘안연(顔淵)’ 편에, 안연이 인(仁)에 대해 공자에게 묻자, 공자는 “하루라도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간다(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라고 말했다. 사람 사이의 참됨으로 돌아가는 근본이 되는 극기복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인(仁)이 타 버린 것이다.숭례문의 복원은 외형적인 모습만을 복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먼저 그 근본이 되는 우리가 ‘참사람으로 변화해야 한다(仁者)’. 그리고 ‘실천하는 행동(禮)’으로 복원돼야 한다. 자기의 욕망·감정을 이겨내고 참사람이 되는 ‘부도’로의 회귀 없이는 숭례문은 언제든지 다시 불탈 수밖에 없다. 먼저 수신(修身)을 근간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부도를 다시 세우자. 그리고 부도의 상징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
<황선남 중령·공군본부 정책홍보실 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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