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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군개혁 이렇게 갈 것인가? 조회수 11397
작성자 4 작성일 2011.03.09

그들은 개혁이라는 이름아래 후진국형 통합군을 만드는 데 성공을 거둔듯 하나

군을 사랑하는 우리의 노력이 결집된다면 선진국형의 군개혁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고] 거꾸로 가는 군 지휘구조 개혁 / 김홍래
김홍래
전 공군참모총장·
공군전우회 회장
한겨레
__김홍래
지난 3월2일 언론에 보도된 국방개혁안은 통합군제 추진 때 야기될 수 있는 위헌적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최초의 개혁안을 교묘하게 현재의 명칭으로 살짝 바꾼 실질적인 통합군사령부 안이다.

 

특정 군의 40년 숙원사업이라고 하는 군정과 군령을 일원화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상부 지휘구조 안에 해·공군의 의견을 일절 반영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명간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올해 안에 추진한다고 한다.

 

현대전은 무기체계의 발달로 전선을 형성하여 소총으로 싸우던 보병 위주의 전투에서 해·공군이 전쟁 억제와 전쟁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불행하게도 여전히 지상군 위주의 의사결정체제로 운영되어 합동성을 저해하고 있다. 국방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국방부에서추진하는 군 구조 개혁안은 결코 합동성을 보장할 수 없고 오히려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번 서해 도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우리 군의 이완된 대비태세와 해·공군 작전을 모르는 합참의장과 육군으로 구성된 주무 참모들의 전문성 부족이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교묘하게 합동성 부족이 주원인이라고 언론을 통한 여론몰이로 국민을 호도한다. 합동군사령부라는 명칭 아래 군정과 군령을 합참의장이 함께 갖는 실질적인 통합사령부안을 만들었다.합동참모부에서 작전을 운영하고 전력을 증강하는 의사결정라인에 해·공군은 한 사람도 없다. 처·과장, 부장, 본부장, 의장이 모두 육군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안보라인도 모두 육군 출신이다.

 

그런데도 육군은 해·공군이 육군 작전을 모르면 전문성이 없다고 하고, 육군이 해·공군 작전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큰 문제다.

 

현대전에서 3군의 균형발전 없이는, 또한 해·공군 작전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국방개혁은 합동성을 가장한 통합군사령부가 아니라 합동작전이 가능하도록 해·공군을 적재적소에 보임해야 한다. 또 전략 및 작전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구비하여 균형 있는 전력구조를 갖추는 것이 과제다.

 

향후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도발은 서해 5개 도서와 공중에서의 국지전 형태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무기체계는 해·공군력이 될 것이다.


국방부는 스스로 안보에서 앞으로 2~3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2015년의 전시작전권 이양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에 군의 화합과 단결을 저해하는 개혁안을 각 군의 공감대 없이 왜 만드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또한 군의 힘을 바탕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독재국가나 소군(小軍)에서나 운영하고 있고,

문민우위 정책을 운영하는 선진 민주국가에서 사용하지 않는 실질적인 통합군사령부를 왜 해·공군의 의견수렴 없이 비밀리에 비공개로 성급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안보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개혁은 전시작전권 인수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합동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의 합참 의사결정구조 및 전력배비 등을 보완하여 3군의 균형발전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

 

군의 근간을 바꾸는 상부 지휘구조 개편은 현재 안보상황과 미래의 전략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시간을 갖고 각 군과 군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선진국형의 군구조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국가와 군을 사랑하는 우리 예비역들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바란다. 국방부의 군개혁안이 현대전에 부합하고 합동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공군의 의견도 충분히 청취하고, 군 원로들의 의견도 직접 들어보실 기회를 갖기를 기대한다.

 

[중앙시평] 국방개혁, 지휘구조 뒤흔들 때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1.03.07 00:14 / 수정 2011.03.07 00:14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
고대 중국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한비(韓非)는 저서 『한비자(韓非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安危在是非, 不在於强弱, 存亡在虛實, 不在於衆寡(국가의 안전과 위기는 시비를 가리는 데 있지 강약에 있지 않으며, 국가의 존망은 지도자의 허와 실에 달려 있지 병력 수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한마디로 국력의 강약이나 군사력의 규모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인식과 지도자의 내실 있는 정책이 국가안보에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방개혁의 성격과 방향을 들여다보면 ‘안보현실에 대한 시비’와 ‘지도자의 내실’에 한계가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우선 시비 부분을 보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의 무기력한 대응을 질타하며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국방부는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합동군사령관을 신설하고 합참의장이 이를 겸임하는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을 최종안으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무늬만 3군의 합동성 강화를 취하고 있을 뿐 실상은 육군 주도하의 통합군 형태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이러한 개편이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어떤 인과관계에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천안함 사건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군이나 정보 당국의 허술한 정보력과 취약한 대(對)잠수함 방어 능력이었다. 사건 발생 이후 보고 체계의 허점, 미숙한 상황 처리 및 대응 과정 등 지휘보고체계상의 난맥상도 지적됐다. 사실 이들 취약점의 일부는 육군에 편중돼 있는 현 합참의 지휘체계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연평도 도발도 마찬가지다. 북측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데 실패하고, 일상적 훈련과 실제 위협을 구분하지 못한 것은 정보력의 문제였다. 북측이 자신의 영해라 주장하며 군사 긴장을 고조시켜온 해역에서 사격연습을 실시하면서 K-9 자주포 6문과 낡은 해안포, 벌컨포만을 연평도에 배치한 것은 판단 능력의 부실을 상징한다. 상황이 발생한 이후 보복의 대칭성, 확전 가능성 배제 등을 운운하며 자위권을 적절히 행사하지 못한 것은 현행 군제 때문이 아니라 지휘부의 무기력이나 작전통제권 행사상의 제약 때문이었다고 보여진다.  

 이렇듯 시비를 가리고 나면 처방도 명확해진다. 대북 정보력 개선, 대잠수함 방어 능력 향상, 취약 도서 지역에 대한 전투력 증강, 지휘체계 개선, 합참 지휘부의 3군 균형 보임 등이 돼야 옳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혁 방안은 문제의 핵심이라 할 지휘체계상의 육군 편중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킬 게 분명해 보인다. “(서해상의) 전투는 해군이, 지원은 공군이 맡는데 사태를 관망만 하는 육군이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자군(自軍) 중심의 통합군 체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어느 예비역 공군 장성의 항변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더욱이 북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전작권 환수도 멀지 않은 시점에 군의 골격 자체를 바꾸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  

 내친김에 한비가 말한 지도력의 허와 실도 따져보자.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존하고 번영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있다. 예방외교를 통해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모색하고 안보환경을 개선하는 일이야말로 지도자의 최우선적 선택이다. 군사력 행사는 최후의 카드여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와서는 우선순위가 뒤바뀐 느낌이 든다. 북한이 도발적인 집단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제타격을 전제로 한 이른바 ‘적극적 억지 전략’이 바람직한 대안일 수는 없다고 본다. 

 또한 안보에 있어 지도력의 가장 큰 덕목은 전략적 비전이다. 눈앞에 보이는 북한의 위협이 심중하다 해서 뚜렷한 비전도 없이 지상군 중심 전력구조를 관성적으로 강화하는 식은 곤란하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북아의 전략적 불안정에 대비하는 큰 그림을 먼저 마련하고, 그에 따른 전력구조와 무기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3군의 균형 발전은 당면한 북한의 위협을 해소하고 미래의 안보환경에 대비하는 지혜로운 포석이라 믿는다.

 국방개혁은 나라의 안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아무쪼록 시비를 잘 가리고 내실을 기하는 개혁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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